아마도 심리학에 대한 글을 보다보면 한번쯤은
애착 유형 ‘회피형, 안정형, 불안형’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안정형은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지만,
회피형과 불안형은 그러하지 못하다.
이들은 상처에 민감하며,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의심이 많다.
‘인간 실격’에 나오는 주인공은 회피형과 불안형을 둘다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존감이 매우 낮아 사람과의 관계를 맺기 힘들어 한다. 즉,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여 이방인으로써 쓸쓸하게 살아간다.
그의 극단적인 생각은 아래의 발췌에서 잘 엿볼 수 있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이 저를 죽여줬으면 하고 바란 적은 여러번 있었지만 제가 남을 죽이고 싶다고 생각 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일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겁쟁이는 행복마저도 두려워하는 법입니다. 솜방망이에도 상처를 입는 법입니다. 행복에 상처를 입는 일도 있는 것입니다. 저는 상처 입기 전에 얼른 이대로 헤어지고 싶어 안달하며 예의 광대 짓이라는 연막을 쳤습니다.”
‘그건 세상이 용납하지 않아.’
‘세상이 아니야. 네가 허용하지 않는 거겠지.’
작가는 ‘인간 실격’에서 인간의 깊은 내면을 가장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이 책은 작가의 죽음 직전에 집필되었으며, 이 소설을 쓴 뒤 자살했다.
즉, 다자이 오사무는 타인을 위해서, 독자를 위해서 ‘인간 실격’을 쓰지 않았다.
작가라는 타이틀, 윤리 의식이나 겉치레를 모두 버리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소설을 썼다.
그래서 자신의 가장 밑바닥을 여실히 드러내며 평생 억누르던 감정들을 모조리 토해냈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소설을 읽을 때 마다 긴장감을 느낀다.
또한 나의 존재를 대변하며 표현해주는 소설이라는 생각에 묘한 몰입감과 동질감에 빠져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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